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소스타인 베블런 (문단 편집) === 깽판놓기 === 그렇다면 생산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자들이 어떻게 생산으로부터 이득을 취할 수 있는지가 문제로 떠오른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바로 깽판놓기(sabotage, [[사보타주]])이다. 인간의 경제활동이 원활히 돌아가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해봐도 원자재를 생산해서 이를 수송하고, 다시 원자재를 가공해서 완성품을 만든 후 적절하게 분배해야 한다. 베블런은 지식이 발견되었느냐 자체보다는, 공동체에 받아들여졌는지의 여부를 매우 중요시했는데, 경제활동은 당대에 대중적으로 인지되고 용납된 기술 수준을 기준으로 하여 작동하게 되는데, 그 과정의 복잡성 때문에 필연적으로 고도의 협업을 요구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생산설비를 가진 A가 여러가지 핑계를 대며 기계 작동을 거부한다고 하자. 예를 들어 당장 겨울이 다가오는데 실을 잣는 방적기 가동을 그 소유권자가 거부했을 때, 공동체는 곧바로 동사의 위험에 처하게 된다. 어떻게 어떻게 손으로 실을 직접 뽑아서 옷을 만드는 데 성공했더라도, 그 옷을 운송하기로 한 사업자가 트럭의 운행을 거부한다면? 이런 식으로 생산과정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도록 깽판칠 힘이 큰 자들은 생산과정에 참여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생산의 결과물을 쉽게 수탈할 수 있다. 간명하게 자신이 소유한 기계 작동의 대가를 요구하는 것으로부터 최종 생산 결과를 교묘하게 조정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금전적 직업 종사자들은 공동체의 경제활동을 볼모로 잡고 언제라도 공동체의 피를 빨아낸다. 베블런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날강도 귀족(robber baron)들의 행위가 이런 생산과정에 대한 깽판놓기에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날강도 귀족'은 19세기 미국에서 되살아 난 과점 또는 불공정한 사업 관행을 추구한 직접적인 결과로 각각의 산업을 지배하여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사업가와 은행가를 가리키는 경멸적인 의미의 용어이다. 그는 "유한계급은 산업공동체 내부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여 살아가고 있다"("유한계급")고 일갈한다. 현대의 영주들인 기업 소유자들은 가격 체계를 흐뜨러트리고, 금융 상품을 만들어 생산에 투입될 자원의 배분을 왜곡하고, 제도적으로 보장된 각종 권리들을 행사하여 생산과정을 거추장스럽게 만듦으로써, 결과적으로 생산자들이 충분히 생산해내지 못한 만큼을 이득으로 챙긴다. 저 날강도 귀족이라는 용어는 21세기 대한민국에 '''[[재벌]]'''이라는 존재와 완전히 똑같다. 사실, 그는 단순히 일부 날강도 귀족뿐만 아니라 '자본가'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서 대단히 냉소적이었으며, 그들의 생산활동 기여라는 측면을 전반적으로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고전파와 후의 신고전파 경제학의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인 '합리적으로 자신의 이윤을 추구하는 인간'에 대해서도 대단히 부정적이었다. 고전파와 신고전파를 관통하는 아이디어는 경제는 개인의 이기심에 의해 돌아가지만, 무수한 갈등과 경쟁을 추구하는 인간 자체가 경제활동에 있어서는 합리적 존재이므로, 결국 시간이 지나면 각 개인에게 가장 이득이 되는 방식으로 경제는 수렴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러나 베블런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비합리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통해서, 결국 영향력 있는 자들 스스로에게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경제활동은 수렴하고, 이를 깨기 위한 지난한 갈등을 질리도록 겪고나서야 사회가 변동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시장은 합리적이라는 경제학자들의 낙관과는 달리, 금융 시스템과 시장 과독점, 시스템을 우회하는 여러 편법을 통해 영향력 있는 소수가 군림하는 정글이라는 것이 베블런의 일관된 견해였다. 경제학자들은 결국 경쟁이 합리적인 결과를 낳으리라 관측했지만, 베블런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오히려 자본가는 결코 선한 경쟁 따윈 원하지 않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자기들이 가장 이득을 보는 구조를 구성하는 것과, 그것이 계속해서 현상유지 되는 것이다.'''라는 견해를 보여준 바 있다. 베블런은 부재소유권 제도, 현대적 가격체계, 금융상품 등 생산담당자와는 무관한 이익을 챙기기 위한 장치들이 생산의 가능성을 저해하고 있으며, 그 결과로 현대 자본주의는 더 많은 생산이 가능한, 산업적 직업을 가진 자들이 관리하는 사회주의로 이행할 것이라 생각했다. 마르크스와의 차이점은 마르크스가 축적된 자본이 다시 스스로의 축적을 저해하는 일종의 피드백 과정으로 사회주의 이행을 논한 반면, 베블런의 깽판놓기는 시종일관 자연스러운 생산을 방해한다는 것이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